'고나' 집에 온날 18.06.01
이쯤에서 우리집 달고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지금은 우리집에 온지 1년 조금 안됨. 고나는 우리가 주택으로 이사온 후 아빠와 갑작스레 결정해서 데리고 온 아이다.
물론 처음에 엄마는 기겁했고 별로 안좋아했지만 지금은 사이가 나쁘지않다. (하지만 집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무서워하거나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데려올 때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해주세요) 갑작스레라곤 해도 우리집은 키웠으면 좋겠다. 딱 한마리만 키우자. 하며 한번씩 말을 꺼냈었고, 데려오기로 했지만 상의한 이후 데려온 그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놀란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고나는 비글
색이 달고나 같아서, 이름이 달고나가 되었다. 집에서는 '고나'라고 더 많이 불린다
고나는 펫샵에서 데리고 온 아이인데 사실 우리는 유기견 보호소에 가려고 했었다. 안그래도 펫샵에 대해 말이 많았던 상태였고,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그 때 누구보다 자신이 없었던건 나였기 때문에 너무 어린 아이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는 오래 살거고 그 오랜시간을 내가 잘 돌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물론 데리고 온 후 그 마음은 더욱 커졌었다. (이건 뒤에 말할거지만 주변사람들 때문이었다.) 마음이 복잡했어서 고나 어릴 때 사진이 많이 없다. 엄청 후회중이다.
엄마는 집안에서 키울수 있는 크기가 작은 소형견이면 생각해보겠다고 했었다. 나는 견종에 관심이 없었지만 대형견은 내가 생각해도 감당을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는 잘 몰랐기 때문에 무슨 강아지들이 있는지 알아보러 펫샵에 갔다. 아빠와 시내에 나갔다 들른거였다.
첫번째 두번째도 나쁘지 않았다. 청결상태도 괜찮았다. 거의 다 하얀 아이들이었고 애들이 잠만 쿨쿨 자고있었다. 깨우고 싶지 않았고 어짜피 나중에 다른곳에서 데려올거라 마음먹었기 때문에 마음이 가진 않았다.
그리고 세번째 들어간 곳에서 고나를 만났다. 층층이 잠긴 케이스에 있는 다른 애들과 달리 혼자 위가 뚫린 케이스에서 놀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고나는 케이스를 잡고 일어나서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보며 꼬리를 흔들었다. 아빠가 고나를 가리키며 쟤가 예쁘다고 했다. 직원분께서 얘는 활발해서 한번씩 밑에 풀어둔다 그러면서 고나를 꺼내 바닥에 두었고 고나는 아빠가 마음에 들었는지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태어난지 3개월 된 아이라고, 더 크면 더이상 여기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보통 더 커지면 잘 안데리고 가려고 한다던데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좀 걸렸다. 웃는게 너무 예뻐서 그 잠깐동안 정들어버렸다. 그래서 그냥 냉큼 데리고 왔다.
고나는 바닥에 드러눕는걸 좋아한다. 악마견이라는 별명과는 다르게 다른 개 사고치는 것만큼만 사고친다.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가 어릴 때 쇼파를 조금 물어뜯었고 샵과는 다른 나무바닥이 신기해서인지 발톱으로 조금 팠고, 바닥 긁히지 말라고 의자에 감싸놓은 말랑한 고무도 조금 물어뜯었지만 그 후로는 호기심이 충족됐는지 건드리지 않는다. 그니까 음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진 않았다.
고나는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들게 했던건 들려오는 말들이었다. 생각보다 비글에 대한 인식이 나빴다. 귀엽기는 하지만 너무 활발하고 처음으로 키우기 힘든 견종이라고 다시 보내라는 말도 들었다. 안그래도 집에서 약간의 부담과 책임을 느끼고 있던 나는 그 말에 폭발해버렸다.
안그래도 정말 잘 키울수 있을지, 얘와 정말 잘 지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데 자꾸 다시 보내라 보내라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생각이 많아 잠을 못자던 날 새벽에 아빠와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데려온 아이니까 그래도 한번 책임져 보겠다고. 오래 생각하고 힘들게 말 꺼낸 것과는 다르게 아빠는 바로 그러라고 했다. 웃기게도 그 한마디에 자신이 생겼다.
그 때 고나는 이름이 생겼다. 우리집에 와서 이름을 받기까지 좀 걸렸다. 아직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물론 고나는 기억 못하겠지만..ㅋㅋㅋ
고나는 잘 지낸다. 마당을 좋아하고 어두운걸 무서워하고 엄마와 아빠, 오빠를 좋아하는 막내가 됐다.
고나를 위해 다른 아이를 더 키울 생각은 없다. 나는 고나가 사랑을 나누어 가지는걸 원하지 않는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아이를 서운하지 않게 만들 자신이 없다.
우리랑 같이 사는동안 고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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